부산 :: 꾸물꾸물한 날씨에도 상쾌한 남쪽바다, 태종대와 영도등대
성에 안차는 돼지국밥을 먹고 향한 곳은 태종대.
원래 이날은 부산 관광버스 탑승하면서 편하게 구경할까도 생각했지만, 시간이 애매하게 맞지 않아 그냥 우리끼리 가고픈 몇 군데만 들르기로 결정. 그 중 태종대는 한 번도 안 가봤거나, 너무 오래 전에 방문해서 셋 다 만장일치로 정한 곳이다.
나는 고등학교 졸업하기 바로 전 겨울방학 때 엄마랑 같이 놀러왔던 것이 마지막이었다. 벌써 1n년 전...!
부산역에 짐을 맡기고 나서 태종대까지는 그냥 택시를 탔다. 3~4인일 때 가장 좋은 점=웬만한 이동은 그냥 택시로 때우는 게 가능! 비용은 13000원 정도 나왔던 것 같다. (내가 결제 안 해서 정확히는 모름)
태종 무열왕이 이곳에서 활쏘기를 하고 연회를 개최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태종대. 2005년에 명승지 제17호로 지정되었다. 영도 남쪽의 해발 고도 200m의 구릉지역으로 해안가의 기암괴석과 숲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유명 관광지. 태종대 안쪽에 위치한 태종사에서는 수국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이 시기에는 유일하게 태종대 유원지 안 쪽까지 차량진입이 가능하다고.
태종대에 도착하자마자 매표소에서 다누비 열차 티켓을 구매했다. 더워서 음료 한 잔 사먹느라 손이 모자라서 사진을 안 찍었네. 줄이 꽤 길었는데 열차 운행을 여러 대 하고 있어서 10~15분 정도 기다린 후 바로 탑승했다.
티켓 1장으로 여러 번 탑승할 수 있다. 우리는 시간 맞춰 딱딱 탑승하기 어려울 것 같아 전망대 왕복만 이용했지만 영도 등대, 태종사, 광장까지 정류장이 있다. 반드시 티켓을 소지하고 있어야 하고, 승객이 많을 경우 탑승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다.
다누비 열차 승차장에서 전망대까지는 10분 정도 걸린다. 좀 짧긴 하지만 2km 넘는 오르막길을 덥고 습한 여름날 걸을 자신은 없었기 때문에...
안에 식당 비슷한 것도 있었지만 굉장히 썰렁했다. 아무도 이용 안하나봐.
비는 오지 않았지만 흐린 날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추운 건 아니고.
꾸물꾸물하면서 구름은 껴 있는데 더운 그런 여름날.
저 멀리 특이하게 생긴 섬이 보여서 찍어봤다. 저 섬은 뭘까... 했더랬다. 주전자섬이란다.
전망대 구석탱이에서 돌아가며 사진을 찍었는데 다들 습기 때문에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ㅋㅋㅋ
바다나 찍어야지.
바다 본 지 1년 6개월 넘었다. 바다 보고 싶다. 평생 내륙 지방 살아서 재미없어.
이 시기의 바다는 약 2년 전의 바다.
태종대 전망대에서 영도등대까지 내려가는 길은 도보로 이용했다. 등대 뒷쪽의 바다빛깔과, 태극기, 유람선이 합쳐져서 마음에 드는 사진이다. 당연히 보정함. 하늘 색이 구려서 바다 색감도 쫌 구렸기 때문에-.-;
날이 흐려서 수평선의 경계가 희미하다.
태종대의 파랑빨강 랜드마크가 눈에 띈다. 그 앞에 요상한 석조도 있다.
사람 없는 사진을 찍어보려고 노력한 흔적.... ㅋㅋㅋㅋ
특이하게 생긴 바위가 있다. 사진 찍을 때까지만 해도 정체를 알 수 없었지만, 잠시 후에 알게된다.
영도 등대. 하얀 등대 색상과 파란 바다가 잘 어울린다. 역시 등대는 흰색이 제 옷인듯 싶다.
무려 1906년부터 이곳에 등대가 있었다고 한다. 부산 최초의 등대라고.
지금의 등대는 2004년에 새단장한 몸.
등대 스탬프 투어를 아시는지? 한국의 등대 15곳을 방문하여 스탬프 여권에 도장을 찍으면 등대기념메달을 준다고 한다. 15곳의 등대(포항의 등대 박물관 포함)에서 스탬프여권을 배포한다... 지만! 영도 등대에는 관리자가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스탬프 여권을 도통 어디서 받을 수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스탬프 투어 안내문을 확인해보니 사전연락을 해야한다고.
예전 포항 호미곶에 갔을 때 등대박물관을 살짝 스쳐지나간 적이 있는데, 그 때 방문하지 못한 게 아쉬워진다.
아쉬운대로 엽서 뒷면에 도장을 꽝! 하고 찍었다.
등대 투어를 할 수 있는 여건도 안되니 뭐 이정도로 충분하다. 마라도며 독도를 짧은 시간 안에 갈 자신이 없다.
등대 옆은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서 잠깐 동안 상쾌했다.
바닷바람이라 끈적해졌지만
등대 안쪽으로 들어온 김에 난 끝까지 올라가보기로 했다.
두 분은 힘들다며 그냥 아래층에서 기다리신다고 ㅋㅋㅋㅋㅋ
중간중간 창문 밖으로 보이는 경치 덕분에 다리가 아파도 끝까지 올라가는데 성공!
등대의 가장 윗층에서 내려다보는 풍경. 저 천막들은 노점상인가?
저런 데서 라면 끓여 먹는 건가? 맞나요?
창문에는 각 방면으로 보이는 섬들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었다.
이런 날씨라서 잘 안보였다. 생각해보니 이거 구름이 아니라 미세먼지였나...? 왜 이렇게 안보여.
아래 사진 중간에 희미한 윤곽선이 보인다. 시력 테스트 아님. ㅋㅋ
맑은 날에는 부산에서 대마도가 보인다는 이야기 정말 많이 들었는데.
전혀 안보인다. 잉잉
아까부터 계속 보았던 주전자섬, 생도. 맑은 날 렌즈를 당겨 찍으면 생생하게 보일 것 같다.
이 땐 단렌즈였지만. ㅋㅋ;;
안보...이..... ㅁ...
'외로의' ? 미쳤나봐. ㅋㅋㅋ
내용 제대로 안 찍은 걸로 보아 외로의가 너무 충격적이었는듯.
아... 저 데크를 다시 올라갈 생각을 하니 까마득. ㅋㅋㅋ
다음번에 오면 유람선 타서 태종대 옆선을 자세히 관찰하고 싶다. 아니면 수국철에 태종사를 가보거나!
필연적으로 날씨가 좋아야 하겠지?
이렇게 찍으니 정말 망부석 바위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듯 쓸쓸해보인다.
그냥 찍은건데... 누구 맘대로 이렇게 쓸쓸하래.
힘들게 내려온 데크를 다시 힘들게 올라가서, 영도 등대 정류장에서 다누비 열차를 타고 태종대 관람을 마무리했다. 습기와 땀에 지쳐서 더 볼 기운이 없었음. 여름 부산이 좋긴 한데, 조금 힘들구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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