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 4년만의 보청천 유등제, 제12회 보청천 문화축제
지난 5월 13일 토요일에는 코로나 판데믹 이후로 오랜만에 열린 보청천 유등제를 보러 갔다. 속리산 법주사와 탈골암에서 진행하는 불교 문화축제로 약 5년 전? 쯤에 한 번 구경한 적이 있었다. 2주 전부터 어무니가 읍내 곳곳에 등을 달고 다니시느라 고생이시기도 했고, 맨날 우리 동네 음식점만 주구장창 올렸지 축제 관련해서는 포스팅을 한 게 어느덧 언제적인지 까마득하여 다녀와봤다. 어느덧 2주 가까이 지났지만 부처님 오시기 전날에 헐레벌떡 올려보기!
보청천 문화축제가 열리는 하상주차장은 대추축제가 열리기도 하는 곳으로, 뒤켠에는 어린이 도서관과 작은영화관이 있어서 나름의 인프라를 담당하는 곳이라는. (하... 원래는 내용을 더 썼었는데 말이지... 사진 첨부하다가 40% 정도 쓴 글이 전부 날아가서 지금 기억을 더듬으며 다시 쓰고 있는 중)
곳곳에 레트로한 벽화가 있어서 나름 맘에 든다. 센터에 있던 벽화는 촌스럽던데 요 대추그림은 마음에 드네 ㅎ_ㅎ
어무니는 이른 아침부터 부스 준비를 위해서 미리 나와계셨고 나는 축제가 시작하는 4시 30분에 맞춰서 느지막하게 나왔다. 도착하자마자 내 손을 잡고 빨리 경품 추첨 종이를 받으라고 하신다. ㅎㅎㅎ
간식거리로 준 물과 떡 :-D
난 건포도 들어 있는 게 좋은데 아쉽게도(?) 콩이었다.
축제 참가자들에게 이러한 위생용품들을 나눠줬다는데 오전부터 방문객이 많았는지 이미 다 떨어졌다고 한다. 이건 엄마가 굳이 찍어보라면서 보여주심 ㅎ_ㅎ 내 블로그 기록을 위해 열심히 협조해주시는 울엄마.
옆 부스로 가서 이번엔 소원종이를 써야 한다며 쿨하게 만원을 주고 가셨다. 우리집은 여느 절에 가면 기와불사도 거의 항상 하는 편이라 이런 소원 비는 기회를 놓칠 수가 없다 ㅎ_ㅎ
흰 종이에 레이아웃 꽉꽉 채워 소원을 빌었더니 역시 젊은 친구가(?) 예쁘게도(?) 잘 쓴다며 칭찬을 들었다.
소원종이는 뒤쪽의 나무에 매달에 축제가 끝날 때 함께 태울 예정이다. 종이를 매달러 갔더니 관계자분이신지 나에게 어떤 소원을 빌었냐고 물어보고 적고 계시더란. 그래서 가족 무사고 만사형통과 지구의 건강도 함께 빌었다고 했더니 조금 특이하다고 생각하셨나보다. 그러니까 그게요... 요즘 기후위기가 심각해서 지구 아프지 말라고 적었는데 이런 중대한 사항을 초면인 사람 붙잡고 말하기가 굉장히 애매했다...
만원에 바라는 것이 많은 나
다양한 사람들의 소원을 담은 종이들... 대부분 가족 건강을 기원하더라. 어릴 적에 나는 조금 더 거창한 걸 빌었던 것도 같은데 역시 가족들 무사고와 건강이 최고다.
기본적으로 이런 소원종이에는 이름과 주소를 다 쓴다. 사진 속에도 개인정보가 너무 적나라하게 쓰여있어 블러 처리했슈.
무얼 하고 계신가 싶었는데, 점화할 때 사용할 나무를 손질하고 계셨나보다.
불우이웃돕기 및 청소년 장학금 마련을 위한 행복바라미 기금용 불교 물품 판매 부스. 어무니는 오전부터 이 곳에서 열일!. 원래 내 아이디어로 법주사 냉장고 자석을 모금용 상품으로 준비하고 있었는데 업체 실수로 주문이 안들어가서 ㅠㅠㅠ 판매를 하지 못하게 되었다. 흑흑... 당장 이번주말 부처님 오신날에 판매하려고 3월부터 준비한 건데 주문이 안들어갈 줄 누가 알았겠어요... 그렇게 나의 소장품도 내년을 기약하게 되었다. 우리 지역 마그넷이 없어서 가지고 싶었던 나의 야망도 내년으로...
작은 동네축제지만 사람들이 꽤 많이 와서 활기찬 분위기가 좋았다.
소원종이를 쓰는 사이에 어느덧 농악단이 공연을 마치고 퇴장 ㅎ_ㅎ
짧은 사이에 잠깐 비도 왔다.
네 시 반이 되자 사회자 분께서 무대에 올라 식순을 설명해주셨다. 아무래도 연령대가 있는 분들이 관객의 대부분이다 보니 오늘 초청한 가수 역시 내가 잘 모르기도 해서 처음에는 조금 흥미가 없었는데, 사회자 분께서 낭랑한 목소리로 관객 분 호응도 잘 유도해주시고 가수분 한 명 한 명 열심히 소개해주셔서 기억에 잘 남았다. 굉장히 깔끔하고 친절한 진행 :-D
이 분은 부처님 오신날이 생일이라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음력 생일은 나랑 같은 셈ㅎㅎㅎ
이 분은 보은 출신이라고 동향 분을 관객들 속에서 찾곤 하셨다.
이 분은 또 옥천 출신이라고 하시더라는. 불교 방송 라디오에도 출연하시는 국악가수셨다. 다들 자기소개도 잘 하시고 한 능청하시더라~ 시큰둥하니 보다가 나도 모르게 빠져들게 되는....
무대 밖에까지 내려오셔서 열심히 해주신 트로트 아이돌! 노래는 잘 모르지만 뭔가 친숙한 가락? ㅎㅎㅎ 이런(?) 축제인 줄 모르고 시원하게 입고 왔다, 어떡하냐던 말솜씨가 재밌었다.
초청가수 무대가 끝난 후에는 법요식을 시작했다. 고운 분홍빛 치마를 입은 탈골암 신도분들이 나오셔서 시작을 알리시고,
반야심경을 다같이 외는 시간도 가지고
그 외 보은군 관계자분들도 오셔서 한마디씩 좋은 말씀 해주셨다 :)
곧 이어 축제의 끝자락, 유등을 하나씩 들고 보청천에 띄우기로 했다. 보청천 수위가 높지 않아서 도우미 분들이 방수 바지를 입고 유등을 내리는데 고생을 하셨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어둑어둑해진 강 위를 떠가는 연등이 아름다운 불빛을 밝혀야했지만...
해가 길어진 관계로 (머쓱) 그런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는 웃픈 이야기...
안그래 보이지만... 연등에... 초가 켜져 있어요...
모두의 간절한 소원이 이루어지길 :)
나도 연등 하나 떠내려보낼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무니가 달집태우기나 잘 찍으라며 빼앗아갔다... 솜씻너
보통은 정월 대보름에 해서 달집 태우기라는 이름인데 뭐... 아무렴 상관없나! 소원만 잘 빌면 됐지!
준비하시고...
쏘세요...! 아니 불 붙이세요!
붙이자마자 활활활 타올랐다. 영상을 찍으려고 조금 가까이 있다가 깜짝 놀라서 열심히 뒷걸음질을 쳤다는 건 안비밀... 아잇... 깜짝이야
4~5미터 정도 떨어져 있었는데도 불기운이 뜨겁게 느껴졌다.
다함께 거대 불멍타임...
달집이 다 타고 나니 그제야 조금 어두워졌다.
마지막, 모두가 아기다리 고기다리 던 경품 추첨 순서. 무려 1등은 냉장고 2등은 세탁기, 그 외 라면 박스와 휴지 등이 있었다. 축제 준비를 열심히 하셨던 포교사분들도 뭐 하나쯤 받지 않으려나 몹시 기대하셨으나, 주최 측에서 매우 공평하게도 사전추첨으로는 모든 번호가 골고루 나오도록 0번대부터 1000번대까지 지정해서 못 뽑히셨고ㅋㅋㅋ 그때 그때 랜덤으로 뽑았던 번호에는 그 누구도 선택을 받지 못하셨다 ㅋㅋㅋ 300번대 래플번호가 엄청 많으셨는데 다 안나왔다고.... ㅠ_ㅠ
나는 소박하게 휴지를 노렸으나 으레 그렇듯이 아무 것도 당첨이 되지 않았다. 키키.
어둠이 깔리니 연등의 매력이 이제야 돋보이기 시작했다.
작은 축제지만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정성이 들어간 유등제:) 마을 주민들에게도 소소한 일상의 즐거운 행복이 되었길!
연등을 배경으로 오늘 참가하셨던 분들이 기념사진을 찍는 장면을 보고 나도 괜히 빵긋 :)
어무니는 동료분들과 저녁을 먹으러 간다고 하셨는데, 같이 먹으러 갈래? 권유는 받았지만 메뉴가 올갱이국이라고 해서...
ㄴㄴ를 외치고 난 피자를 시켰다. 우헤헤
(축제가 끝나고 나니까 그림이 나오기 시작하는 조명 켜진 무대... ㅋㅋㅋ)
보통 축제가 끝나면 뭔가 쓸쓸한 느낌이어야 하는데...
사진을 보니 전혀 그렇지 않고 오히려 포근하고 정겨운 느낌이?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걸 수도 있지만 :) 히히
피자를 가지러 가는 사이에 보청대교 위에서 찍어보았다.
물위에 비친 연등 반영이 아름답구나~
보청대교는 작년에 공사가 마무리된 다리. 항상 차타고 지나가서 걸어보진 않았는데 오늘 이렇게 걸어보네?
지역 로고 양 옆으로 매미와 거북이 동상이 있어서 이게 대체 뭐야... 싶긴 하다... 난 지금은 적응됨 흠흠.
다... 의미가 있어요 좋은 의미가~
오랜만에 읍내 나와서 흥겹고 재밌게 즐겨서 기분 좋은 주말이었다 :)
글이 올라오는 오늘은 법주사의 부처님 오신날 기념 행사를 열심히 즐기고 있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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