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16 교토 京都

교토 자유여행 #16 액자 정원, 오하라 호센인

슬_ 2017. 1. 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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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자유여행 다섯째날
액자 정원, 오하라 호센인

宝泉院 HOSENIN








2017/01/20 - [발자취 足跡/일본 日本] - 교토 자유여행 #12 이끼의 정원, 오하라 산젠인




산젠인 출입문으로 나와서 오른쪽 방향으로 가면 도보 5분 거리에 호센인이 있다.

보석 같은 샘물이라는 이름인데 연못이 예쁜 걸까? (전혀 아니었음)



호센인으로 가는 길에는 이렇게 강물이 졸졸졸... 흐르고 또 근처에 사원이 몇 군데 더 있다. 사진은 쇼린인.


쇼린인 경내 지도가 있길래 한 번 찍어보았다ㅋㅋㅋㅋ 지도상으로는 자그마해보인다. 이곳은 들어가지 않았다.

그런데 왜 지도에 어산 오하라라고 되어 있지? 웬 어산?

찾아보니 어산이라 함은 중국의 산둥성의 지역 이름이라고 한다. 중국 고대 성명(星明)의 중심지이다.

성명이라는 것은 불교음악의 하나로, 기독교의 찬송가와 같은 것이라고 한다. 인도에서 중국을 거쳐 일본으로 전파되었다.

일본 성명에는 여러 계파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이 오하라 교산 성명이라고 한다.

(*호센인 홈페이지에 주지스님이 외는 성명(声明)이 있어 들어보니 한국의 불경외는 것과 비슷하다)


어쨌든 호센인으로 진입.










교토 오하라 호센인 HOSENIN 宝泉院 


역사 | 1012년~

영업시간 | 9.00AM-17.00PM

요금 | 성인 800엔

홈페이지 | http://www.hosenin.net/






벌써부터 나무가 범상치 않은 느낌이다. 돌이 깔린 길이 귀여워서 찍었다.


본격적인 절 안으로 들어가기 전, 바깥 연못에 잉어가 있었다.


대나무를 연결해서 물을 흐르게 하는 시시오도시.

한쪽이 물을 흘려보내고, 다른 쪽에 물이 가득차면 기울어지면서 딱! 소리가 나는데 여기는 물을 받아주는 다른 쪽의 대나무가 없다.

...시시오도시가 아닌가보다(?)



액자 정원으로 들어가는 좁은 복도 위에 이렇게 가마? 가 달려 있었다.



들어서면 이런 느낌이다. 빨간 천이 깔려있는 부분에 앉아서 정원을 감상하면 된다. 오엽송이 있는 정면 쪽.


앉아있는 건물쪽에서 측면을 바라보면 나무기둥 때문에 정원이 액자 속의 그림처럼 보인다. 그래서 이 정원을 액자=가쿠부치(額縁) 정원이라고 한다.

(내가 찍은 사진은 액자 형태로 나타난게 없어서... 지인이 찍은 사진을 데려왔다.)

윗 사진 맨 오른쪽에 팻말이 있는데, 그 팻말 옆에 있는 긴 나무 막대기가 스이킨쿠츠(水琴窟)로,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힐링 타임을 가질 수 있는 장치이다.



정면의 오송엽이 보이는데, 대략 700세의 나이이다.

아까 들어오면서 봤던 멋진 지붕처럼 보이는 나무가 이 나무로, 그 모양은 후지산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한다.

교토시 지정 천연기념물.



700년이란 세월을 보낸 고요노마츠(五葉の松)를 앞에 두고 있다보니,

자연스레 일행들도 조용히 명상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사진도 안찍고 바라만 보아도 좋았다.

(사진 없는 변명을 이렇게 한다 하하)



입장료가 800엔으로 조금 비싸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렇게 말차와 다과를 준다.

말차는 약간 쌉쌀한 맛이었고, 다과는 달콤해서 비율이 딱 맞았다.


후시미 이나리에서 산 여우부적과 함께^.^



바깥으로 나오면 학과 거북이의 정원이 있다.

연못의 모습이 학과 같고, 쌓아올린 돌들이 거북이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자세히 보면 사진 중간 ⌒ 이렇게 꺾여있는 나무 왼쪽에 거북이 상이 놓여져 있는 게 보인다.

클릭하시면 확대해서 보실 수 있어용.




이 곳 호센인의 천장은 치텐죠(血天井)라고 해서 피로 물든 나무로 만들었는데, 교토 여러 명소에서 발견할 수 있다.

도쿠가와의 가신 토리이 모토타다 이하 수백명의 가신이, 후시미 성이 함락되자 자결을 한 핏자국이 남은 성 마룻바닥을 떼어다가 천장으로 만든 것이다.

그 무장들의 혼을 달래기 위해 이런 짓(...)을 한다고 하는데, 솔직히 100% 이해하기는 힘들다.


일본인들 문화에는 이런 처절함? 자기 파괴적인 것을 숭배하고 안타깝게 여기는 경우가 꽤 있는데,

그 유명한 박경리 작가님의 말씀-가냘픈 로맨티시즘이라는 평가만큼 딱 맞는 게 없는 것 같다;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저런 끔찍한 이야기를 알리면서 널리널리 퍼트리면 할복한 무장들의 한이 더 많이 씻겨진다는 맥락일까?

좋은 거 보러왔기 때문에 이건 따로 사진을 찍진 않았다ㅋㅋㅋ

(사진 없는 변명을 이렇게 한다222)



이로리(화로)가 있는 방으로 일반에게 개방되어 있는 곳이다. 정원관람방(?)을 나와 복도를 지나면 있다.

방석에 앉아서 화로를 쬐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 것 같다.






내부를 다 둘러보았기 때문에 밖으로 나가 호라쿠엔(宝楽園)을 보러갔다.



뭔가 오묘하다.

여태까지 봐왔던 모래정원과는 또 다른 느낌.

2005년에 만든 곳이라던데 구석구석 소용돌이 모양도 만들어놓고... @.@


마음 넓으신 부처님, 신의 세계를 석조와 나무, 꽃, 하얀 모래를 이용하여 표현하고, 아름다운 보석처럼 항상 그 자리에 있는 낙원의 거울을 창작했다고 한다.

(홈페이지 설명 참조)


엄청 독특하다. 부처님 마음 속에는 끝이 잘린 산도 있고 뾰족한 산도 있고...

끈으로 묶여진 저 돌멩이는 뭘 뜻하는 걸까?



정원에 이렇게 돌 길이 놓여져 있는데, 이 길을 따라 뱅글뱅글 정원을 한 바퀴를 돌면서 관람하면 된다.


조그마한 신전? 잘 모르겠지만 기도드리는 곳이 있었다.


요렇게 되어 있는 건 보통 손을 씻는 곳인데. (신사 앞에 가면 볼 수 있다)

일본 절이라 그런가 신사스러운 느낌도 약간 있다ㅋㅋ

++ 이게 바로 스이긴쿠츠이다! 물이 이렇게 고이면서 돌 밑에 빈 공간으로 몇방울씩 떨어지는데, 그 소리를 감상한다.


무슨 꽃인지 모르겠다.


호센인은 벚꽃철/단풍철에 야간개장도 한단다.

오하라는 야간에 오기에는 대중교통이 좋지 않으니 야간개장을 보려한다면 1박 숙박을 하거나 자동차가 있어야겠다.


리츠센(律川) 이라고 읽는 게 신기하다. 보통 강은 카와라고 읽는데, 아무래도 여기는 하천이라 작아서 센이라고 읽는 걸까?





이렇게 시골 마을에 세워진 작은 절에 700년 된 소나무가 있기도 하고, 피로 물든 천장도 있고,

정원도 3개나 있다니. 대단하다.

고요하고 정적인 걸 선호하지 않는 사람은 이 곳을 별로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앉아서 나무를 보고, 700년이란 세월을 상상하고, 고개를 돌려 자연을 감상하고, 꽃이 피고 지는 세월을 느끼고.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는 공간이라 좋았다.



오하라에서의 여정은 이걸로 끝.

이 날 계획했던 한상차림을 먹기 위해 교토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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