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16 교토 京都

교토 자유여행 #15 이끼의 정원, 오하라 산젠인

슬_ 2017. 1. 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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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자유여행 다섯째날

이끼의 정원, 오하라 산젠인

三千院 SANZENIN






2017/01/18 - [발자취 足跡/일본 日本] - 교토 자유여행 #11 오하라노사토 풍경


오하라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살짝 경사진 동산(?)을 올라 드디어 산젠인을 알리는 비석 앞까지 도착했다. 비석이 상당히 크다.


산젠인으로 들어가는 문인데, 확실히 나뭇결에서 오랜 역사의 향기가 난다.
이 문을 들어가기 전에는 교토의 각종 츠케모노와 야츠하시, 기념품을 파는 상점들이 나란히 열려 있으니 구경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 물론 저는 구경하지 않았습니다(;)









천태종 교토 오하라 산젠인 SANZENIN 三千院


역사 | 782년~

영업시간 | 9.00AM-16.30PM

요금 | 성인 700엔

홈페이지 | http://www.sanzenin.or.jp



계단을 올라가면 보이는 매표소부터 전통적인 느낌이다.
성인 입장료 700엔으로 그리 싼 편은 아니었지만, 유명한 곳이라니 그만한 가치는 하겠지? 사실 별 생각이 없었다.

나는 이때도 산젠인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무한 상태였으므로... 그냥 유명하다고만 들었을 뿐, 일정을 짜준 지인의 선택에 의심따위 갖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지인의 초이스를 신봉하는 편이다)






교토 일정 통틀어서 사전 조사를 안한 것에 대해 제일 후회했던 곳이 바로 이 산젠인이 된다. 그 이유는... 포스트 말미에...



산젠인에 들어가게 되면 먼저 신발을 벗고, 비닐봉지 안에 신발을 담아 객전으로 들어간다.

객전에서 이 정원을 앉아서 감상할 수 있다. 



넓은 실내 마루가 있고, 이 마루 위에 앉아서 정원을 감상할 시간을 갖는다.
시간은 자유롭게 명상을 하면서 보낼 수 있다. 700엔 내고 멍때리는 시간.
정원이 굉장히 아기자기하고 귀엽게 꾸며져 있다.



햇살이 살짝 들어오는 시간의 풍경이 마음에 들어서 똑같은 부분 카메라로도 찍고 핸드폰으로도 찍고...

경고: 다음에 나오는 3개의 사진은 똑같은 사진의 반복에 불과합니다.



화질은 당연히 카메라가 좋지만... 핸드폰 카메라 필터로 찍은 사진도 마음에 들어서... 빛이 반짝반짝하는 게 예뻤다.



신발을 담은 비밀봉지가 빼꼼~ 보인다.
이 문들은 다 미닫이 문인데, 밖으로 나가서 구경할 수도 있다. 미닫이 문 바깥에 걸을 수 있는 작은 마루가 있다.
이 곳에서 좌선(..)을 하며 정원을 바라보면 다른 참배객들이 계속 들어오기 때문에 30분 이상은 머무르기가 조금 민망하다.
우리는 다리도 아프고 풍경도 좋고 해서
...
10분 정도.. 있다가 바로 나왔다.
10분이 한계였다(...)


생명이 잠들어가는 겨울에 와도 이렇게 분위기 있는데, 모든 게 파릇파릇한 여름에 오면 사진이 정말 예쁘게 찍힐 것 같다.

일본인들은 정원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듯 하다.

우리가 찾아간 곳들이 다 정원이 유명한 절이긴 하지만 가는 곳마다 꼭 이렇게 정원을 공들여 가꾼다는 점이 대단하다.

..

엄청 피곤하겠다.

관광객들 눈에 보기 좋으니 된 것이지, 암.


마루에서의 정원 관람을 끝내고 진전으로 이동하는데, 사진 촬영 금지 구역이다.

진전에서는 스님분들께서 앉아서 부처님에게 절을 하시거나, 공부를 하시거나, 그냥 앉아계시거나 한다.


진전은 사진도 찍을 수 없고 하니... 불상을 조금 쳐다보고 바로 나와서 산젠인 부지를 둘러보러 나왔다.

이제 다시 비닐봉지에서 소중한 나의 신발을 꺼내서 신으면 된다.




산젠인 부지 내에는 유청원(정원), 왕생극락원, 금색부동당, 관음당 등 볼거리가 많은데,


이 때 나는


객전에 우산을 두고 왔다는 사실을 깨닫고  

맹렬히 다시 역주행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진을 찍은 것이 별로 없다.



(몹시 원통함)

(곡소리를 내고 있음)


이 때 만약 사전 조사를 해두었다면 정원 곳곳에



출처: 산젠인 공식 웹사이트


출처: 산젠인 공식 웹사이트



이케이케 귀여운 동자지장보살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뛰어가는 와중에라도 사진을 찍었을 터인데.

이걸 못보다니 정말 바보같다. 흑흑ㅠㅠ


어쩔 수 없다 또 와야지(...)

불심이 깊으신 어머니 모시고 올테니 내후년에 보자...



저기 살짝 보이는 건물이 금색부동당이다. 이 부동당 뒷켠에 수국화원이 있으니 필히 여름에 와야하겠다.

여름에는 이끼도 많아서 부지가 온통 푸릇푸릇하겠지...


금색부동당 앞에는 휴게소가 있는데, 그 휴게소에서 자원봉사자(?) 혹은 우리 한국식으로 말하자면 보살님(?) 같은 분들이 따뜻한 차를 나눠주시면서 무료시음을 권했다.

물론 무료시음이라는 것이 당연하게도

산젠인에서 제조하여 판매하는 차를 홍보하는 것이다.


겨울에 추운데 휴게실 안에 앉아서 차 한 잔 마시니 참으로 뜨끈했다. 그래서 홀린 듯이 샀다.

(구매한 차는 나중에 따로 리뷰하도록 하겠습니다ㅋㅋㅋ)


위의 사진은 보살님(?) 분 중 한 분께서 찍어주신 사진이다.

원체 단체사진 따위 찍지 않는 일행이라 사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어색함이 이루 말할 수 없다...


관음상들 밑에 개개인의 이름이 붙어있다.

어머니를 따라 절에 가면 가족을 위해 연등을 달아놓거나, 부처상들을 위처럼 전시해놓는 걸 종종 보는데...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

이 많은 사람들의 소원은 무엇일까?

(이 한 벽면만이 아니라 뒷부분에 보이듯이 두 세배 더 있다)


키 큰 나무들 사이로 흐르는 시냇물과 눈에 확 뜨이는 다리.



곳곳에 앉을 수 있게 벤치도 마련되어 있었다.

부지가 상당히 큰데, 걷다가 다리가 아플 수도 있을 것 같다...

(찾아 보니까 요 근처에도 지장보살이 있다던데 왜 내 사진엔 우연히라도 실수로라도 찍히지 않았을까..ㅠㅠ)




돌부처님. 오하라에서는 꽤 사이즈가 큰 불상으로 알려져 있었다고 한다.


뭔가 오래된 아날로그 카메라처럼 찍혔길래 신기해서 올려본다.


부지 곳곳에는 이렇게 잔디와 이끼가 끼어있다.

이끼정원으로 유명한데 겨울이라서 이끼가 그다지 파릇파릇하지 못하다.

그런데 저쪽 저 팻말이 혹시 동자 지장보살일까?... (미련을 버리지 못함)

자양화원을 돌아나오면 변재천 앞, 동자 지장보살에서 대략 2m 떨어진 곳(...) 주작문과도 가까운 곳으로 여기까지 보면 산젠인을 한바퀴 돈 셈이 된다.

(사진은 카메라 vs 휴대폰으로 완전히 똑같은 구도ㅎㅎㅎㅎ)




다녀오고 나서도 이 곳이 이끼와 그 위에 해맑은 미소를 짓고 누워있는 동자 지장보살이 유명한 곳인지 몰랐다.

SNS 이웃이 올린 #산젠인 사진을 보고 "오잉? 내가 갔던 곳인데? 난 저런 것 못봤는데?" 라고 생각했다.


오전에 비를 조금 맞더라도 우산 따위 들고 나가지 말 것을.

뭐든 정신을 흘리고 다니면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ㅠㅠㅠ

돌아온 뒤 후회해도 아쉬움만 남을 뿐이니 나중에 다시 갈 계획을 짜며 허한 마음을 채워야겠다.

여러분! 여행은 사전에 열심히 준비합시다.


이제 다음 목적지는 여기서 3분 거리에 있는 호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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