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자유여행 #9 절제미의 고쇼지
교토 자유여행 넷째날
절제미의 고쇼지
興正寺 KOSYOJI
2017/01/13 - [발자취 足跡/일본 日本] - 교토 자유여행, 우지가미신사 & 우지신사
이 날은 걷는 날. 다시 고쇼지를 향해 총총총총!
우지가미신사-우지신사를 거쳐 강변을 따라 걸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온다.
친절하게 알려주는 게시판! 왼쪽방면으로 0.3kg 가면 고쇼지라고 써있다. 그건 그렇고 팻말에 단풍잎이 귀엽다.
수영하면 안된다는 알림판과 (부서져 있다) 지나가다 본 가게? 문이 멋있어서 찍었다.
알림판에 파도를 참 무섭게 그려놨다. 애들 트라우마 걸리겠다ㅋㅋㅋ
우지가와의 색감과 빛이 마음에 들어서 찍었다. 이 날 날씨가 정말 좋아서 행복했다 :) 약간 쌀쌀한 느낌에 비추는 햇살이 따뜻했다.
교토의 날씨는 그렇게 추운 건 아니지만 바람이 많이 불어서 얼굴이 많이 건조해질 수 있으니 주의.
다리위를 건너는 지인이 펭귄처럼 귀여워서 찍어보았다ㅋㅋㅋㅋ 이 다리는 우지가와를 건너는 건 아니고 우지신사 방면에서 고쇼지로 갈 때 이어져 있는 조그마한 다리다.
아침 일찍부터 나와서 밥을 못 먹고 돌아다니다보니 배가 고파서... 자판기로 구매한 '엄마가 손수 만든 듯한 코코아' 130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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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olith
”
고쇼지로 가는 길에 도착했다는 걸 알려주는 거대한 비석이 나온다. 이제 들어가는 것만 남음!
흥성사 고쇼지 KOSYOJI 興聖寺
역사 | 1227년~
영업시간 | 9.00AM-16.30PM
요금 | 무료, 본당 관람 300엔
본래 고쇼지의 정확한 발음은 코-쇼-지인데, 검색어 또는 일본 관광 웹사이트 한국 버전에서는 고쇼지로 명명하고 있어서 고쇼지라고 쓴다.
앞서 방문했던 미무로토지나 우지가미신사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절의 입구가 너른 편이라 탁 트여 있었다. 우지 12경 중 하나라는데 이해가 간다.
첫번째 출입구를 들어서면 이렇게 정리되어 있는 길이 나온다. 양 옆에 작은 규모의 정원이 있고 그 안에 정말 일본답다는 느낌으로 잘 꾸며져 있다. 이제 사진에 찍혀 있는 두번째 문을 지나면 고쇼지의 정원을 감상할 수 있다.
두번째 문 앞에 있던 소나무는 히메코마츠라는 종으로 우리나라 말로는 섬잣나무라고 한다. 대략 300년의 나이를 먹었다. 높이는 4m밖에 되진 않지만... 어르신 안녕하세요...
들어가기 직전에 보이는 우물? 같은 것도 한 번 찍어봤다. 두번째 문을 통과하고 나면 이렇게 나무 기둥이 일렬로 세워져 있는 모습으로, 가운데에 잘 꾸며진 정원이 있고 관람객들은 口자 형태로 움직이면서 구경하면 된다.
나무 기둥들이 늘어서 있는 공간에서 보면 이런 풍경이다. 정원이 무척 잘 정돈되어 있고, 정원을 둘러싼 절 건물들과 뒤쪽에 보이는 산중턱이 멋있다. 그동안 봤던 다른 절들은 이렇게까지 정원이 정돈된 느낌은 아니었는데, 여기는 정말 매일매일 잔디깎을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이 때 내 카메라는 구형이라 파노라마 기능이 없었고... 그나저나 하늘이 맑아서 다행이었다(..)
1651년에 지어진 종루도 있다. 이건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
정원을 둘러싸고 있는 절 건물 한 켠에 이렇게 삼면대흑존천이 모셔져 있는데... 이 분 뭐하시는 분인지는 모르겠으나 얼굴이 세 개이시다. 이 앞에서 동전을 넣고 소원을 비는 것 같다. 간판에 쓰여있는 이름 옆에 '직언 옴 마카캬라야소와카' 라고 쓰여있는데 일본 주문은 몰라서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다. 소와카라는 말은 일본 주술 만화에서 자주 나오던데. 요것도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
*찾아보니 삼면대흑천은 금전운과 복을 불러오는 신으로 이 주술이 유명하다고 한다.
여기가 본당! 본당안으로 들어가려면 300엔을 내고 관람을 할 수 있는데, 우리는 신청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배가 고파서(...) 일정을 빨리 끝내고 밥을 먹으러 가고 싶었다ㅠㅠ
절을 다니면서 생각한 건데 이렇게 나무들이 기울어져 있는 정원이 참 많다. 약간 삐뚤어진 게 멋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우리나라는 항상 나무를 곧게 심었던 것 같은데... 관리하기 정말 힘들 것 같다. 오른쪽 사진은 바닥에 꽃문양처럼 새겨진 장식이 특이해서 찍어보았다.
요렇게 정체를 알 수 없던 어떤 석상과.... (홈페이지에 가도 누군지 설명을 안해놓았다) 그리고 처마 끝 장식이 나름 흉악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게 귀여워서 찍어보았다. 우리나라 궁궐에 달려 있는 처마 끝 장식은 어처구니라고 하는데 일본에서는 뭐라고 할까? 궁금하다.
口자로 되어있는 정원을 둘러보고 나면 산 밑에 여러 탑들이 세워져 있다. 무덤 같이 보이는데 개산탑(開山塔)이라고 한다. 자세히 보면 계단 끝 중앙에 놓여져 있는 동그란 모양의 탑은 조탑(祖塔)이라고 하는데, 원래 한국 불교에서는 유명한 스님의 사리를 모셔놓는 곳이다. 일본에서도 같은 용도일까? 불교 용어란 게 쉽게 바뀌지 않으니 아마 맞을 듯 싶다.
고쇼지 정원을 둘러보고 나니 햇볕이 너무 좋아서 일행 전부 절 건물 앞 벤치에 앉아서 나른~하게 풍광을 즐기고 있었다. 겨울이라 동백꽃이 곳곳에 떨어져 있었는데, 아까 마신 캔 위에 올려놓는 뻘짓을 하고 있는 지인.
날이 좋아서 즐거운 기억으로 남았다. 잘 생각해보니 내 일생에 동백꽃을 실제로 본 것도 처음이었던 거 같은데(!)
흩어진 동백꽃♪ 그리고 나도 따라해 봄 룰루랄라
고쇼지 앞에서 셀카봉으로 단체사진도 찍었으나 얼굴만 적나라하게 나와서 올리진 않는다 히히.
깔끔하고 절제된 느낌을 주었던 고쇼지! 봄에는 벚꽃이 만개해서 참 아름답다고 한다. 우지 10경 중 하나라는 건 그 때문일까?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햇살이 따뜻하여 포근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이제 다시 우지가와 방면으로 걸어가서 우지에서 맛집으로 유명한 나카무라 토키치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을 차례이다. 나카무라 토키치는 우지역에서 가깝기 때문에 걸어왔던 만큼(...) 걸어가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