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16 교토 京都

교토 자유여행 #6 먹고 싶다면 기다려줘, 야마모토 멘조

슬_ 2017. 1. 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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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싶다면 기다려줘, 야마모토 멘조 _ 2016. 02. 07

우동 전문점 @ 교토 KYOTO








상호 | 山元麵藏 야마모토 멘조

주소 | 京都府京都市左京区岡崎南御所町 34
전화 | +81-75-751-0677

영업 | 11.00am - 19.00pm 금-월 (수요일은 14.30pm)

휴무 | 목요일, 제4수요일







2017/01/10 - [발자취 足跡/일본 日本] - 교토 자유여행, 와비사비의 은각사



셋째날, 아침도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고 대략 오전 8시부터 닌나지-료안지-킨카쿠지-긴카쿠지를 다 돌고 나니 상당히 배가 고플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미리 주전부리를 조금 먹어두었으니 망정이지... 정말...
3시간을 기다릴 줄은 몰랐다 ^^;;;;;;;;


대략 오후 1시에 은각사 일정을 마무리하고, 100번 버스를 탑승하여 야마모토 멘조에 도착한 게 아마 오후 1시 20분쯤이었다. 그런데 우리가 우동을 마주한 시각은 오후 4시 40분이었다. 와! 진짜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쌩으로 3시간을 기다렸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


야마모토 멘조의 왼쪽에는 역시 맛있다고 소문난 오카키타 우동이 있고, 오른쪽에는 중국요리점이 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그 중국요리점을 넘어서까지 대기줄이 늘어서 있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상당히 낙천적이었는데... 이 날 따라 단체손님이 많은 것인지 뭔지? 줄이 좀체 줄지 않았다. 날도 춥고 바람 불어서 얼굴은 따가운데, 앞에 있는 기나긴 행렬은 정말 사람을 절망하게 만든다. 거기다가 우박까지 내렸다.


음식점 기다리다가 우박 맞는 경험은 아마도 내 인생에 다시는 없을 것 같다.


정말... 너무나도... 오래 기다렸고... 피곤했기 때문에!
메뉴판 사진이나 행렬 사진 우박 사진 등은 없다. (앞에서 주절주절 설명한 것은 이걸 얘기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좀 비루한 포스트가 될 예정이다.




Tezukuri


1시간... 2시간... 또 30분이 흐르고, 드디어 문 가까이까지 왔을 때, 정말 의미없이 가게 외관 사진만 열심히 찍었다ㅋㅋㅋㅋ 나오시는 분이 너무 부러웠다. 이 사진을 찍을 때도 금방 먹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문 안 쪽으로 들어가서 의자에 앉아 또 30분을 기다렸다. 날이 추워서 직원 분께서 보리차를 대기자들에게 돌리고, 바깥에 계신 분들에게 담요도 건네 주었다. 정말 친절하셨다.


우리 뒤에는 대기자분들이 대략 3팀 정도 있었는데, 영업 시간이 아직 남아 있는데도 불구하고 바로 그 팀 뒤에 클로즈 팻말을 세워놓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무도 짤리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재료가 부족하면 오래 기다려도 폐점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렇게 아주 힘겹게 3시간만에 좌석에 착석할 수 있었다.

건물 내부를 보니 테이블이 2개밖에 없고, 대부분 주방을 바라볼 수 있게 되어 있는 카운터석이 많았다. 즉 총 열대여섯명이 앉을 수 있는 구조.

오래 기다릴 수밖에 없는 곳이다.







좌석 배정을 받을 때 미리 좌석을 붙여 앉을 수가 없다고 고지를 받았기 때문에 총 4인 중에서 우선 2명이 먼저 들어가서 시키고, 그 다음에 우리가 10분 정도 더 기다려서 앉았다.

옆 팀은 벌써 카레 우동을 시켜서 먹고 있었고... 닭가슴살도... 시켜놓고 있었다. 정말 괴로웠다 (배고파서) 으으ㅏㅏ아아ㅏ

기다리면서 한국어 메뉴판을 받았지만 그 때까지도 아직 제대로 메뉴를 정하지 못한 상태였는데, 일본어 필기체로 되어 있는 메뉴판을 보고 심사숙고하여 결정하였다. 그런데 일본어 필기체로 되어있는 메뉴판은 좀 어려운 것 같다 (전공자) 한국어 메뉴판은 설명이 좀 웃기는 번역어투였다ㅋㅋㅋ 어쨌든 고민을 거듭하다 아카이 멘조 스페셜[赤い麺蔵スペシャル]을 시켰다!


赤い麺蔵スペシャル 1155엔


이제 와서 하는 얘기지만... 사실 우동 국물이 내 취향은 아니었다.

맛이 좀 산미가 느껴지는데 나는 신 맛을 별로 안 좋아한다. 차라리 다른 우동 (예를 들면 옆에서 아주 신나게 드셨던 카레우동) 을 시킬 것을 하고 조금 후회했다. 그래도 신 맛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도 면발이나 떡 튀김, 우엉 튀김이 너무 맛있었다.


사진의 중앙에 있는 것이 떡 튀김인데, 아게모찌라고 한다. 일본 설에 먹는다는 그 떡! 쭈~~욱 늘어난다. 참 맛있었다. 그리고 알차게 반숙 계란이 들어있다. 뭔가 라면 같은 비주얼이다. 면발도 굉장히 탱글탱글하고 밀가루 맛은 하나도 안나면서 쫀득쫀득했다. 글을 쓰고 있자니 또 먹고 싶다;


우엉 튀김은 대부분의 우동에 같이 나오는 것 같다. 카레 소금에 살짝 찍어먹으면 된다. 굉장히 바삭바삭하고 다른 곳에서는 먹어본 적 없는 튀김이라서 몇 개월이 지나도 생각나는 맛이었다.


京カレーうどん 890엔
鶏ささみの天ぷら 595엔

옆 자리에 먼저 앉은 우리 일행이 신나게 잡수고 계시던 카레우동과 닭가슴살 튀김. 닭가슴살 튀김이 그렇게 맛있다면서 나에게 하나를 줬다. 근데 진짜 맛있었다. 우리가 상상하던 그런 닭가슴살이 아니라 굉장히 촉촉하고 육즙이 흘러넘치는!!!!!!! 미미!!!!!!!!! (美味)

(우리는 음식을 먹을 때 맛이 너무나 넘치면 미미!!! 라고 외치고 다녔다.)



豚うどん 890엔


土ごぼう天みぞれうどん 940엔


일행들 각자가 찍은 사진을 받아서 올렸다. 어쨌든 나는 약간 내가 원하던 맛이 아니어서 쬐에~금 실망을 하긴 했지만, 닭가슴살과 떡 튀김은 정말 맛있었다. 다음에 가게 된다면 바로 위의 메뉴인 츠치고보텐미조레우동이나, 소고기우엉우동을 먹으려고 생각중이다. 맘 같아서는 두 개 먹고 싶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게모찌랑 토리사사미는 당연히 추가해서 먹을 것이다. 아예 그냥 야채튀김까지 시켜서 뽕을 뽑는 것은... 너무 오바일까? 왜 인간은 입이 하나인걸까? 입이 두 개면 두 그릇 먹어도 뭐라하지 않을텐데... 아니다 위가 잘못했다. 내 위사이즈가 애초부터 크다면 두 그릇 먹어도 괜찮을텐데 말이다!


다 먹고 나면 두부푸딩 (안닌도후) 을 주는데 이 사진은 찍지 않았다...






어쨌든.... 1시간이든 2시간이든 3시간이든 기다려야만 먹을 수 있는 야마모토 멘조. 알아보니 1시간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라고 한다. 그 날 3시간을 기다렸던 건 우리가 운이 없었던가보다. 아무래도 연휴다 보니 한국인들 대기자분도 참 많았는데 그 때문인 것 같다. ...그런데 3시간은 좀 너무하지 않은가? 과연 3시간을 기다리면서까지 먹을 가치가 있을까?


...는 있다. 기다림의 시간은 금방 잊혀지고 남은 건 혀로 느꼈던 맛 뿐인 것이다!!!!! 바로 다다음주에 또 갈 예정이다. 이번에는 1시간 안에 먹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먹고 싶다면 기다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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