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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 근대골목의 핫플레이스 미도다방, 쌍화차 마시며 80년대 바이브

슬_ 2023. 11. 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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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거리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대구 근대골목이 있는 쪽으로 왔다. 

저번 6월에는 이쪽을 지나가면서 스탬프 투어를 했었다~ 는 TMI를 ㄸㅇ에게 얘기해주며 그 때 본듯도 하고 처음 본 것도 같은 골목길을 걸어보았다.

 

 

가짜벚꽃 그리고 찐 레트로 간판

 

 

 

 

 

저번에 이쪽 골목을 왔을 때 가보고 싶었던 미도다방이 어느덧 눈앞에 등장.

불과 30분 전에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왔는데...

또 찻집이라고?

응 ㅇㅇ

 

 

 

미도다방은 다른 컨셉/이름만 다방인 최신 식당들과 달리 정말 찻집, 다과를 판매하는 리얼 찐 다방이다.

일제강점기 시절 1928년에 개업을 한 후 잠시 명맥이 끊겼다가 1980년대에 현재 주인분이 인수하여 그 후로 계속 운영을 해오고 있다고 한다. 그 당시의 분위기가 그대로 살아있는 인테리어 때문에 요 근처 근대문화골목의 핫 플레이스라고.

 

우리 동네도 다방이 많긴 한데... 유흥업소적(...)인 느낌이 강해서 가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지만...

실제 다방에서 어떤 음료를 판매하는지 맛보고 싶기도 하고, 내부의 분위기는 어떨지 궁금했기 때문에 방문하게 되었다.

 

 

 

오래된 다방이니만큼 입구에서부터 미도다방을 위한 찬사가 이어진다. 옛 사진들도 많고...

인테리어와 분위기는 따라할 수 있어도 시간과 역사는 따라할 수 없다는 인상을 준다.

 

 

 

따란~ 내부 인테리어도 찐 80년대 느낌이다.

오방색 컬러의 방석, 글로시한 인조피혁 의자, 방 꾸미기 게임에 많이 나오는 (ㅋㅋㅋ) 파티션, 벽에 걸려있는 여러 액자들까지 시공간을 초월한 느낌이 든다. 미디어 촬영하러 많이 오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도 드네.

 

 

 

탁자에 하나씩 놓여있는 컵들... 의미가 있는 건지 갑자기 궁금

 

 

 

다방 주인분은 이렇게 한복을 곱게 차려입으신 아주머니셨다.

성격도 엄청 좋으심 :) 계속 생긋생긋 웃고 계셨음

 

 

 

배는 안 꺼졌지만 어차피 물 배 채우는 거니까~ 하고

쌍화탕이랑 유자차를 시켰더니 이렇게 전병을 가져다 주신다.

아니, 애피타이저가 너무 후한 거 아닌가요

 

 

 

우리 바로 뒷 쪽 너른 좌석에는 지역 독서모임이 열렸는지

열 명 정도 도란도란 앉아 책을 펼치고 조용히 읽기도 하고 소근소근 대화를 나누기도 하였다.

 

 

 

화이트 보드에 이런 느낌으로 낙서도 되어 있길래 찍어봄. 동아리 모임 장소 같은 역할도 하는가 보다 싶었다.

눈치 주는 사람도 없고... 손님이 많지도 않고... 사장님은 친절하고... 음료도 종류 많고

아니 올 이유가 없겠는걸.

실제로 대구 경북 지역의 화가며 문인이며 다양한 사람들이 즐겨 찾던 다방이라고 한다.

 

 

 

쌍화차는 이렇게 입이 넓은 머그컵에, 유자차는 가정집에서 종종 보는 커피잔에.

다방이란 곳을 처음 오지만 보이는 시야마다 친숙한 느낌이라 신기한 느낌 ㅋㅋ

 

 

쌍화차 5,000원

 

계란 노른자까지 리얼로 들어있는 쌍화차.

사실 난 쌍화차 특유의 맛을 그리 선호하지 않는 편이라 상큼하게 마실만한 유자차를 같이 시킨 거였는데

생각보다 맛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쌍화차 두 잔 시킬걸.

알고보니 미도다방이 위치한 약령시(약전거리) 에서 공수한 약재로 끓인 쌍화차라고 한다. 어쩐지 맛있더라니...

 

유자차는 평범하게 유자청을 탄 달달한 맛이었다.

 

 

 

주방마저도 가정집이 생각나는 도구들로 가득했다. 투박한 보온병이 보여서 별 것 아닌데도 흥미진진하게 봄.

아아,,, 레트로 '풍'은 '찐'을 이길 수는 없는 것임...

 

 

 

메뉴판을 찍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간접적으로만 찍었었나보다... 단독 사진이 없네 ^.^;;;

음료의 가격은 대부분 3~5,000원대다. 냉커피가 2,500원! 여름철에 커피 한잔 하려고 들르기에 부담없는 가격이다.

 

 

 

좀 더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여기서 계속 머물러 있고 싶었던...

정말 할머니가 타준 음료를 먹고 있는 기분이랄까 ㅋㅋㅋㅋ

오래 있다가 가도 마음 편하리라는 확신이 드는 편안한 곳이었다.

예의상(?) 전병과 웨하스도 다 먹고 싶었는데 배가 불러서 남기고 말았다.

 

떠날 때 어디서 왔냐고 물어봐주시고 포옹까지 야무지게 해주셨던 정여사님 :)

덕분에 내 기억 속 앨범 대구 여행의 추억이 더 아름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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