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벚꽃여행 #17 다다미 스타벅스 도전 실패! 저녁식사는 야키니쿠 식당 아재(アジェ)
#17 다다미 스타벅스 도전 실패! 저녁식사는 야키니쿠 식당 아재(アジェ)
180409 _ DAY 3
사진을 무시무시하게 찍고 나서 이제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 니넨자카 스타벅스를 가기로 했다. 이 스타벅스는 생긴지 몇 년 지나지 않은 따끈따끈한 지점이다. 교토의 이미지와 꼭 들어맞는 다다미 좌석, 그 위에 앉아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여행지의 로망. 비록 좌식이 불편하더라도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다. 나만 그런 건 아니었는지 인기가 엄청나다.
아까 다시보자고 하고 호기롭게 떠나왔는데, 정문부터 오가는 손님들의 수에 기가 죽었다.
주문 대기자 수도 많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위층에 올라가 다다미 좌석에 자리가 있나 확인해봤지만 어불성설, 꽉꽉 차 있었다. 평일은 기요미즈데라의 인구밀도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구나.
다다미 좌석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차마 찍지 못했다. 2층 복도 창문에서 보이는 니넨자카 풍경만 한 컷 담아봄.
만일 방문한 날 좌석에 앉지 못하더라도 한 번 둘러보는 것을 추천드린다. 계단을 올라가서 보이는 2층 구조가 상당히 독특하다. 하나하나 방을 둘러보는 것도 재미있다.
결국 커피 한 잔 하지 못하고 떠났다.
스타벅스 여신이여... 다음에 올 때는 꼭 자리를 마련해주소서.
오후 5시, 카페를 찾으러 내려가는 길
저 너머 지고 있는 석양이 아름답다.
사진은 역시 눈으로 보는 것만 못해
애타게 카페를 찾고 있었지만, 5시가 넘어가니 열려있는 카페가 하나도 없었다. 조금 더 가보자, 가보자 하다가 결국 기모노 렌탈샵 근처까지 오게 되었다. 불편한 신발로 몇 시간동안 걸었더니 발바닥이 너무 아파서 나는 슬슬 기모노를 반납하고 싶었지만 친구들은 아쉬운지 결국 카페 하나를 더 가게 되었다.
근처에 카페 없냐고 CURUN 직원에게 물어본 뒤 도착한 곳은 야사카 신사 앞 사거리에 있는 킹노유리테(金の百合亭)라는 카페였다. 조금만 걸어가면 된다고 했는데 막상 걸어보니 약 20분정도 걸렸다. 발아파 죽는 줄 알았네.
막상 앉아서 한 일이라고는 앉아서 차 한 잔씩 하고 내가 찍은 사진을 카톡으로 보내는 것 뿐이었다. ㅋㅋㅋ
우리 여기 왜 왔니? ㅋㅋㅋㅋㅋ
700엔 주고 마리아쥬 프레르 마르코 폴로와 편하게 쉴 자리를 얻었다.
야간 개장으로 인해 야사카 신사에서는 노점을 운영하고 있더라. 뭔가 맛있는 냄새가 솔솔 났다. 처음 카페로 갈 때는 Y가 야타이 가자~ 가서 야경 배경으로 사진 찍자고 의욕에 불타올랐으나, 카페 의자에 한참을 잠겨있던 후에는 다 귀찮아져서 그냥 빨리 기모노 반납하러 걸어갔다.
Y가 저녁 식사로 뭘 먹을래? 물어와서 면 말고 다른 거 먹고 싶다고 했다. 그녀가 체크했던 맛집은 죄다 우동, 라멘, 소바 집이더라. 하긴 일본에서 우동, 라멘, 소바가 아니면 맛집의 범주가 훅 줄기는 한다. 결국 안내해준 곳은 Y가 종종 간다는 야키니쿠 식당.
식당 이름은 아재였다. 아재 개그 어쩌고 할 때 그 아재 맞다... 미쳤나 이름이 왜 이래. 갑자기 입맛이 뚝 떨어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배는 고프고, 더 이상 걸어가기도 싫고 해서 얌전히 기다렸다. 노렌에는 축 20주년이라고 쓰여있다. 헐... 유서깊은 아재로구나.
인기가 어찌나 많은지 약 30분 정도 기다려서 입장할 수 있었다. 맛집이라서 기다린 건 아니었는데, 나름 맛집인가 보다. 주문은 Y에게 맡기고 난 그냥 사진만 찍었다. 처음에 나온 건 양배추 샐러드. 요건 기본으로 준다.
벽면에 다닥다닥 붙은 수많은 메뉴들. 나물을 가타가나로 ナムル라고 써놨다. 500엔이나 한다. 한국에서 나물은 그냥 밑반찬인데요 ㅠㅠ
나는 살짝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했으나 Y는 저렴한 거라고 했다.
어쨌든 가격보다 중요한 것은, 외국에서 변형된 한국식 음식을 먹는다는 것.
중국인이 우리나라에 와서 중국집을 가면 이런 느낌일까?
술 잘 안 마시는 나도 이 날은 친구를 위해 한 잔.
한국식을 따라하려고 애쓴 양파 샐러드. 우리가 고깃집에서 많이 보는 간장맛 나는 새콤한 드레싱이다. 그런데 양파가 너무 적잖아! ㅋㅋㅋㅋㅋ 무척이나 친숙한 맛이었다.
소금 호르몬 (600엔). 일본에서는 곱창을 호르몬이라고 한다. 대체 왜 그런 이름을 붙인 건지 모르겠다.
이름은 께름칙한데 모양은 눈에 익은 그 곱창이 맞았다. 요즘 곱창 없어서 못 먹는다면서요? 미리미리 먹어둘걸.
아까 보았던 우설 (800엔). Y가 슥슥 주문을 참 잘했다. 난 메뉴판 봐도 뭐가 뭔지 잘 모르겠던데.
역시 현지에서 살아봐야해!
일본의 불판은 아예 불 붙여서 거의 태우면서 고기를 구워서 신기했다.
구우면서 불타오르네를 몇 번이나 말했는지 모르겠닼ㅋㅋ
냠냠
추가로 시킨 양념갈비(가격모름)와 닭고기(650엔).
순식간에 먹어치웠다.
밥순이인 나는 밥을 한 공기 시켰고 다 먹었다. ㅋㅋㅋ
찌개도 시켰는데 뭔가 김치찌개 같으면서도 된장찌개같은? 혼합된 맛이었다.
맛이 뭐 이러냐? 라고 하면서 다 먹었다.
계산은 Y가 해서 정확한 가격은 모르겠지만 3천 몇백엔 정도 나온 것 같다. 확실히 일본에서 육류 식사를 한 것치고 가격이 저렴하다. 친구가 많이 오는 이유가 이거였군! 다만 내 기준 양이 적게 느껴졌다는 것? ㅋㅋㅋ
식사를 하고 나오는 외국인들이 직원에게 이거 한국 식당이냐고 물어보더라. 직원은 한국풍의 식당이라고 대답했음. 나는 속으로 저 분들이 한국에 와서 진짜 한국식 고깃집을 체험해 봐야 할텐데, 오지랖 넓은 걱정(?)을 했다. 물론 한국식 고기집이 양적, 질적, 맛적 면에서 훨씬 낫지만, 우리나라에서 유래된 일본의 야키니쿠 식당을 한 번 체험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은 것 같다. 나름 얘깃거리가 하나 생긴 기분이다.
Y의 막차가 곧 끊길 예정이라서 급하게 작별인사를 했다. 아쉬워하면서 헤어졌는데, 9월 초에 잠깐 귀국하기로 해서 금방 또 만날 예정. 어느새 5개월이 지났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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