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 끝에서 끝까지 걸어본 경암동 철길마을, 그리고 여행의 끝
끝에서 끝까지 걸어본 경암동 철길마을, 그리고 여행의 끝
군산에 오면 꼭 와봐야한다는 경암동 철길마을로 향했다. 시내에서 걸어가기로 했는데 생각보다 그렇게 멀지는 않아서 걸을만했다. 도보로 15분 정도.
이곳을 꼭 와봐야한다는 건 약간... 데이트적 의미가 들어가 있는 듯 했다. 주변은 커플로 가득 했고. 혼자 가니 좀 썰렁하더라. ㅋㅋㅋㅋㅋ
걸어가는 길에 벌써 옛 철길이 보여서 신기했다. 이 선을 따라가면 철길마을이 나오나?
이 기차가 그대로 유지되었다면... 다른 나라에서 운영하는 트램처럼 독특한 도시 풍경을 볼 수도 있었을텐데.
구시장을 지나 째보선창이라는 특이한 이름을 가진 곳을 지나갔다.
채만식의 탁류에도 등장하는 곳으로, 서해바다와 금강이 군산 내륙쪽으로 째지고 들어간 모양이 마치 언청이(째보)를 닮았다고 해서 째보선창이라고 한단다. 째보란 뜻이 그런 뜻이었군;;
몽환적인 벽화가 그려져 있어서 찍어봤다. 은하 호수공원쪽을 그린 것 같기도 하고?
확신은 할 수 없다.
강을 건너서 조금 더 걸어가보면...
철길마을 진입!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많이 오는 길 쪽이 아닌듯 싶지만^^;;;
철길 마을 양 옆으로 세워져 있는 주택의 벽에는 예쁜 벽화들이 그려져 있었다.
예쁘지 않은 낙서도 있었지만.
이 곳에서는 사람들이 다 불량식품을 사들고 구워먹고 있었다. 나도 이따가 해봐야지 하고 잠시 철길을 벗어났다.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이 진입하는 곳으로 다시 들어가보고 싶어서...
옆 길로 나와서 뛰었음 ㅋㅋㅋㅋㅋ
다시 만난 철길. 그래 이거야ㅋㅋㅋㅋ 가족들끼리, 연인들끼리 오손도손 걸어가는 풍경. 상점도 많고.
근대추억길이라는 이름으로 교복을 빌려주기도 하고, (1인 5000원이라니 저렴한데?) 카페처럼 보이는 곳도 있었다.
당시엔 사진을 참 못찍었다 싶다. ㅋㅋㅋ
철길 가운데 서서 알록달록한 간판들을 배경으로 인증샷 한 방 찍으면 좋을텐데.
혼자 왔슈... ㅠ_ㅠ
아까 지나쳤던 불량식품 파는 곳. 나도 쫀듸기를 구워보았다.
연탄불이라니... 어릴 적에도 안 해본 것을... ㅋㅋㅋ
이거 되게 좋아했었는데 +_+ 오랜만에 맛보는 추억의 맛.
문방구에서 파는 불량 식품, 꿀호떡, 소시지 이런 거 맨날 입에 달고 살았다. 떡볶이도 하루 한 컵씩 먹고.
쫀듸기만 산줄 알았지?! 이만큼 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뭐 있는지 고수들은 알아보시겠죠?
어느덧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구역을 지나서, 바닥에 깔려있는 기찻길을 쭉 따라가기로 했다.
옆에 공장이 있는지 웬 창틀 부자재가 잔뜩 쌓여있었다.
네모난 돌이 깔린 철길.
걷다보니 발견한 정식 입구! 아... 여기였구나. 난 왜 아까 오면서 못봤을까?
이 쪽 입구는 구암 3.1로에서 경암3길 쪽으로 들어오면 보인다. 아씨커텐이라는 상호를 발견했다면 성공.
이 쪽 길이 훨씬 정돈이 잘 되어 있고 예쁜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여기서부터 철길마을을 관광하는 것을 추천!
(이 방향으로 쭉 가면 아까 내가 걸어온 부자재 쌓여있는 길, 불량식품 상점, 카페 등이 나온다.)
이 길의 끝이 어디로 가는지 궁금해서 계속 쭉 걸었다.
기차가 철수하고 난 후에 놓여진 평상과, 바로 옆에 바싹 대어져 있는 논밭.
형태만 남아있는 철길을 뒤돌아서 다시 찍어봤다.
군산 고속터미널 옆 경포천을 건너기도 전에 기찻길은 끝나버렸다.
세월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뭔가 싱숭생숭한 기분.
걷는 동안에는 아무도 없어서 꽤 길게 느껴졌는데, 지도를 보니 고작 10분 거리다.
어느덧 시간이 오후 네 다섯시 쯤 되어 집에 갈 버스를 타러 갔다. 그런데 아뿔싸, 대전으로 가는 버스가 홀랑 매진이라는 것이 아닌가! 집에 어떻게 가지? 당황&막막한 상황. 핸드폰으로 폭풍 검색을 해보니 군산 근처인 익산에서 서대전으로 가는 기차가 있다고 해서 그걸 타기로 했다. 다행히 익산역으로 가는 버스는 자리가 많았다. 연고도 없는 곳에서 1박 숙박할 뻔 했네.
40분이 걸려서 익산역에 도착. 이렇게 얼렁뚱땅 익산에 오게 되다니?
얼떨결이지만 무려 10년만에 기차를 타게 되어 들어오고 있는 순간의 사진을 찍었다. 이걸 찍고 있었더니 뒤에 있던 남자분들이 나보고 기자냐고 -ㅇ-;;; 물어왔다. 글쎄요 기자분들은 훨씬 대포같은 카메라를 가지고 계시지 않을까요? ㅋㅋㅋㅋ
익산역에서 서대전역까지는 약 1시간. 이후 대전종합버스터미널에서 우리집으로 가는 시외버스를 탔다. 막차를 놓칠까봐 얼마나 스릴이 넘치던지. 너무 여유를 부리다가 혼날 뻔 했던 여행이었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기차를 탑승하는 추억까지 선사해줘서 고맙네. 다음 번에는 군산에서 미처 못본 은파호수공원 쪽 야경도 보고, 다녀왔던 곳들의 사진도 다시금 제대로 찍어보고 싶다. 즐거웠지만 또 아쉬움이 남아 다음에 올 계획을 세우는 것, 그게 바로 여행의 매력인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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