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벚꽃여행 #4 물살을 따라 아라시야마까지, 호즈가와쿠다리 뱃놀이
#4 물살을 따라 아라시야마까지, 호즈가와 쿠다리 뱃놀이
180408 _ DAY 2
20분 가량의 기차 탑승을 마치고 카메오카 역에 도착했다. 이번 아라시야마 여행의 하이라이트, 호즈가와 뱃놀이를 탑승하러 갈 차례다. 카메오카 역 주변에는 신사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명소가 많지 않아서 대부분이 이 뱃놀이를 하러 오는 승객들이다. 선착장하고 거리가 꽤 있지만 역에서부터의 이동편이 잘 마련되어 있어서 아주 편리했다.
카메오카 역에도 너구리 패밀리가 있다.
모자를 쓰고 손에는 술병까지 들고 있는 녀석들. 푸릇푸릇한 배경과 찰떡이다.
카메오카 역 앞에는 차량이 꽤 여러 대 있으니 다른 버스를 타지 않도록 주의요망.
우리가 탈 버스는 39번! 시영버스처럼 생겼다.
토롯코 사가역에서 구매했던 버스 티켓과 쿠폰들. 쿠폰은 아라시야마 사가 근처 식당이나 이벤트 샵 이용 가격을 100엔~200엔 정도 할인해준다. 우리 일정에는 전혀 쓸 일이 없었다. 버스 티켓은 내릴 때 버스 기사에게 건네주면 됨.
저기 가는 구름은 그림 같은 구름. 아기자기한 일본 건물들.
호즈가와쿠다리 선착장에 도착해서 예약 티켓을 보여주었다. (위의 예약 티켓은 사가 역에서 구매한 것) 카운터에서 티켓을 보여주면 번호표로 바꿔준다.
우리 차례를 기다리면서 노트에 스탬프를 찍었다. 난 여행 노트를 가져오지 않아서 친구 것에 하나씩 찍음ㅋㅋㅋ 빨간 도장은 사가 역에 있는 스탬프다. 대기석 앞에는 벚꽃 테마의 다양한 과자도 판매하고 있었다. 기다리다가 배고프신 분들을 위한 배려?
우리 대기번호는 31번. 기다린지 10분도 되지 않아 번호를 호명해서 배를 타러 갔다!
그다지 넓은 편은 아닌 강 상류. 선착장 옆에 나룻배가 나란히 줄을 서 있다. 번호를 불러주면 안내해주는 대로 좌석에 앉으면 된다. 앞 번호에 단체 예약이 있어서 우리는 뒤에서 두번째 좌석에 앉았다.
나름 안전벨트(ㅋㅋ)도 있다. 좀 허접하지만. 윗 사진은 배 양 옆을 감싸듯 설치되어 있던 초록색 막. 물 튈 때마다 방어용으로 사용한다.
상류는 굉장히 잔잔하다. 10분 정도 주변 경치를 보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뒤 쪽에 있는 뱃사공은 끊임없이 손님들에게 말을 걸었다. 초반 들썩거리는 구간에 "제일 재미있는 부분 끝났어요!" 라면서 농담도 하셨던 그분의 말투는 완연한 간사이벤.
사공은 총 세 명이다. 앉아서 뭘 돌리시는 분, 앞서서 팔 힘 쓰시는 분, 뒤에서 수다 떨면서 체크하시는 분. 맨 앞이 가장 힘들기 때문에 중간에 역할도 바꾼다. 뒤쪽 뱃사공이 좁은 배를 가로질러 앞쪽으로 갈 때 무슨 곡예하는 줄;
마침 햇살이 딱 나오기 시작할 때. 풍경이 너무 예뻤다. 뒤쪽 뱃사공은 왜 비온 다음에 왔냐며 우리에게 타박을 주었다. 며칠 전에 벚꽃으로 가득해서 정말 예뻤다고 한다. 초록 가득한 풍경도 예쁜데 뭐.
누가 놀다가 두고 갔는지 얌전히 놓여있는 공.
30분 정도 타면서 내려갔을까, 웬 마차가 보였다. 다들 신기하다며 쳐다보고 있었더니 운전하시는 분이 손을 흔들흔들. 우리도 흔들흔들. 모르는 사람들과 인사를 반갑게 나누는 시간이다.
보트 타러 가족들과 함께 온 아이들도 있었다. 여기서도 안녕안녕 손흔들기.
강 폭이 넓은 편이 아니라서 양 옆의 산이 가깝게 느껴진다.
원래 이 강은 아라시야마까지 목재를 운반하던 수로였다고 한다. 산과 강도 깨끗하게 보존이 잘 되었다. 관광체험지로 활용을 굉장히 잘 해놓은 케이스같다.
강물이 그렇게 세지는 않았지만 뱃사공들이 자꾸만 일부러 물을 튀게 해서 초록색 방어막을 열심히 쥐고 있어야 했다. 우리가 꺄~ 소리를 내면 낄낄거리면서 좋아했음... 재밌으신가요... 그러시겠죠ㅋㅋㅋㅋ
물살이 잔잔해지는 구역을 지날 때마다 카메라를 들고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 와중에 SD카드가 꽉 차서 바꾸기도 하고. 바꾼 SD카드는 동영상이 10초밖에 기록이 안되어서 당황하기도 하고.
짧은 동영상
너무 앞만 찍은 것 같아서 뒤쪽도 찍어봤다.
에메랄드 빛 강물과 선명한 초록빛의 나무들. 뱃사공 옷도 초록색.
강물 옆으로 토롯코 열차가 달리는 장면을 놓쳐서 굉장히 아쉬웠다. 30분마다 하나씩 출발하니 강 하류로 갈 때 한 번 더 볼 수 있다는 계산. 다음번에는 놓치지 말아야지.
2/3 지점에서는 사진 촬영을 해준다! 이 때 찍은 사진은 배 위에서 서류 작성을 하면 구매가 가능하다. 우린 안 삼. 어차피 뒤에 있어서 안나왔을 것 같다ㅋㅋㅋ
뱃놀이를 할 때 추울까봐 걱정을 많이 했는데 바람도 많이 불지 않고 햇살이 내리쬐고 있어서 상쾌할 따름이었다.
아침부터 벌벌 떨던 친구도 기분 최고조. 친구 사진도 엄청 찍어줬다. ㅋㅋ 카톡프사로 잘 쓰더라!
친구도 날 몇 장 찍어줌
잔뜩 신난 나의 얼굴ㅋㅋㅋ
저 멀리서 들려오는 기차 오는 소리에 Ready Set 찰칵!
기차 탑승객들도, 우리도 서로를 향해 열과 성을 다해 손을 흔들어주었다.
어디서 오셨는지는 모르지만 반가워요.
급류를 타고 하류에 도착하니 구름이 약간 끼기 시작했다. 어느덧 2시간 동안의 뱃놀이가 끝날 때가 왔다.
뱃놀이가 끝나면 바로 점심을 먹으러 가기로 했지만, 허기가 상당했다.
그 때 구세주처럼 등장한 선상매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웬 배가 다가와서 놀랐는데, 오뎅, 경단, 오징어 구이와 감주, 과자, 맥주 등을 구매할 수 있는 최신식(?) 시스템! 일본인들의 상술에 감탄 또 감탄.
앞 좌석 사람들은 경단을 시키더라.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게 너무 맛있어 보였음.
친구는 괜찮다 했지만 내가 배가 고파서 시킨 오징어구이와 어묵. 각각 500엔씩이다.
가격이 조금 비싸긴 하지만, 음식을 사는게 아니라 풍류를 사는 거라구요. 맛도 괜찮았다.
토롯코 열차에서 오른편에 탔기 때문에 초반에 놓쳤던 풍경이 꽤 있는데, 뱃놀이를 하며 내려오면 그 광경을 다 볼 수 있다. 강변에 웬 여관처럼 보이는 곳이 있어서 신기해하면서 찍었다. 알고보니 이곳이 바로 보심님 블로그에서 봤던 호시노야 교토점! 나중에 꼭 여기와서 숙박해볼테야.
보심님의 호시노야 교토 아라시야마 리뷰 글 ▶ http://bosim.kr/1044
종착지인 호즈가와 아라시야마 선착장이 다가올수록, 강변에서 뱃놀이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배 위에서 소바를 먹으면서 관광하는 분들도 계시더라. 대박적.
뱃사공 아저씨들의 개인적인 이야기도 듣고, 열심히 물세례를 받으면서 예쁜 풍경을 가득 담아온 2시간.
굉장히 만족스러운 경험이 되었다.
어느덧 12시가 가까워진 점심시간! 맛있는 식사를 하러 발걸음을 옮겼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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