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 일찍부터 첫 버스를 타고 근교 도시 버스 터미널에 다녀왔다.

이유는 이틀 전 여행을 끝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날...

환승하는 곳에서 카메라를 가방 째로 버스에 두고 내렸기 때문이다! (두둥)


집 근처 터미널 앞으로 마중나온 엄마랑 인사하다가, 그제서야 카메라 가방이 없다는 걸 인식하고 머리가 하얗게 되었다.

재회의 기쁨을 나누기도 전에 머릿 속으로 내 동선을 살펴보느라 5분 간 플라스틱 인간 체험.

첫번째 버스 안에 두고 내렸는지, 화장실에 두고 온 건지, 두번째 버스 안에 두고 내렸는지도 몰라서 식은땀이 막 흘렀다.


카메라는 다시 사면 된다고 쳐도...

9일 동안 홋카이도 다녀온 사진은 어떻게 되는거...? 다 옮기지도 못했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


대체 왜 카메라를 백팩에 넣지 았았던 것이냐 

드디어 내 정신이 맛이 갔구나

여행을 다녀오면 뭐하나 여행 비용 버금가는 손실이 생겼구나 등등

온갖 잡생각이 머릿 속에 떠다녔다.


전화 문의를 하려고 해도 시간이 너무 늦어서 다음날을 기약해야 했다.

집에 도착하면 침대에 누워 여유를 만끽하며 블로그를 하려고 했는데...

우울감을 곱씹느라 식음을 전폐하고 뛰는 심장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했다.


(시외버스/고속버스 안에서 물건을 잃어버리면 터미널이 아니라 해당 버스 회사에 전화하여 분실물을 확인해야 한다.)



어제 아침 9시가 되자마자 버스회사에 전화하여 분실물 있냐고 물어봤더니 다행히 잘 보관해두고 계신다고 말씀해주셨다.

그 때의 내 심정이란! 믿지도 않는 예수와 알라신, 공경도 잘 안하는 부처님께 감사하는 마음이 퐁퐁.

그래 내 사주에 카메라 잃어버리는 운명은 없는거야! 이런 생각도.... ㅋㅋㅋㅋ

거리가 멀어서 당일 가지는 못하고 오늘 아침 출근 전에 픽업하러 갔다.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으로 터미널에 있는 사무실을 찾아 수령을 하려는데...

어제 이 카메라 가방이 자기 거라면서 가져갔던 사람이 있다고 했다. 이게 무슨 소리?

정황은 자세히 모르지만, 사무실에 계시는 담당직원 분께서 그 사람 연락처를 받아놔서 퇴근한 후 다시 찾아오는 수고를 하셨다고 한다. 

아마 내 전화를 받은 분과 물건을 준 분이 다른 직원이라 그냥 아무 의심없이 가방을 주셨던 거 같다.

덕택에 내가 수령할 때 내 물건이라는 증거를 보여드려야 했음―미리 핸드폰에 옮겨놓은 사진을 보여드렸다.


정황은 모르지만 왜 자기 거라고 하고 가져간건지, 그걸 또 군말없이 돌려줬다는 것도 이상하지만...

어쨌든 카메라가 내 품에 돌아와 있으니 아무래도 상관없다ㅠㅠㅠㅠ 

얼떨결에 지출된 시외버스 왕복비용 만사천원도 카메라를 돌려받는 기쁨에 비하면 별 것 아니다... 흩날려라 만사천원...

담당직원 분께는 비타민 음료 한 박스를 안겨드렸다. 얼마 안하는 거지만...


분실물을 발견해서 사무실에 맡겨두신 버스 운전기사 혹은 버스 청소 아주머니, 

퇴근 후까지 잘못 수령된 분실물 찾아다 주신 버스 사무실 담당 직원 분, 

두번째 버스에 가방이 있는지 확인해줬던 학생 (아는 사이라 버스에서 내릴 때 인사를 했었는데, 덕택에 빠른 확인이 가능했다) 

내 일처럼 걱정해줬던 사촌언니,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세상은 아직 따뜻하다는 멋진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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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ageratum 2017.10.11 11:13 신고

    으아아... 정말 아찔한 일이네요..
    그래도 찾아서 정말 다행입니다^^

    • BlogIcon 슬_ 2017.10.14 00:15 신고

      정말 잠이 안오더라구요ㅠㅠㅠ
      산지 3개월 된 내 카메라ㅠㅠㅠ 엉엉ㅠㅠㅠ 이러면서요

  • BlogIcon 친절한민수씨 2017.10.11 11:59 신고

    소중한 추억이 날라갈뻔했는데...
    몇번의 고비를 거쳐서 결국 슬~ 님 품으로 왔군요 . 다행이네요.
    슬~ 님 곁을 떠나지 못할 운명인가봐요 ㅋ

    • BlogIcon 슬_ 2017.10.14 00:16 신고

      SD카드 따로 뽑아서 보관해둘걸 엉엉 하면서 엄청 시무룩했어요.
      찾아서 정말 한시름 놓았습니다.
      제 운명 이제 놓치지 않을 거예요ㅋㅋㅋ

  • BlogIcon sword 2017.10.11 13:26 신고

    와... 영혼이 순간 몸에서 떠나는 경험을 하셨군요 ㄷㄷㄷ ㄷㄷㄷ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긴 한데 정말 아찔한 그 기분... ㄷㄷㄷ
    저는 http://bluesword.tistory.com/508 이런걸 쓰고 있는데요 좀 투박한 면이 없지 않아서
    "로프 스트랩" 이란거 검색하시면 이쁜거 많이 나오거든요... 추천하고 싶네요
    그냥 찍을일 없이 이동할땐 가방에 넣어다니지만 날 좋은날은 들고나가게 되는데 크로스로 메고 다니면 충분히 손도 편하고 짐관리도 쉬워져서 추천합니다 ^^

    • BlogIcon 슬_ 2017.10.14 00:18 신고

      땀 별로 안 흘리는 체질인데... 등에서 식은땀이 쫙 나면서...
      머리가 잘 안돌아가더라구요ㅋㅋ 카메라를 잃어버린 현실을 부정하느라구ㅋㅋㅋㅋㅋㅋ
      평소에는 가방 없이 그냥 본체 스트랩 메고 돌아다니는데 가방에 넣었더니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이라서...
      스트랩 구매는 고민을 해보겠습니다ㅋㅋㅋㅋㅋㅋ 편해 보이네요!!

  • BlogIcon 『방쌤』 2017.10.11 14:22 신고

    우와,,, 정말 다행이네요
    저였다면,,,
    완전 멘붕!!! 끝판대장이었을듯!ㅜㅠ

    • BlogIcon 슬_ 2017.10.14 00:20 신고

      저도 완전 멘붕... 그러나 할 수 있는게 없어서 그날 저녁은 쓰러져 잠을 청하고...
      다음날 행방을 알게 되어 너무 행복했습니다ㅠㅠㅠ

  • BlogIcon 문moon 2017.10.11 14:24 신고

    와~ 다행이네요.
    며칠간 마음이 불편했겠지만 찾았으니 다 좋게 생각하세요.
    버스에 물건 두고 내리면 버스회사에 전화하면 되는군요.^^

    • BlogIcon 슬_ 2017.10.14 00:20 신고

      넵 터미널에 전화해도 버스 회사에 연락하라고 합니다ㅋㅋㅋ
      버스 운수에 전화하면 돼요!!

  • BlogIcon *저녁노을* 2017.10.11 16:41 신고

    정말 다행이네요.
    아직은 살만한 세상...^^

    • BlogIcon 슬_ 2017.10.14 00:22 신고

      흑흑 정말 모든 분께 감사했어요ㅠㅠㅠ

  • BlogIcon 히티틀러 2017.10.11 21:59 신고

    그래도 카메라를 찾아서 천만다행이네요.
    얼마나 맘고생하셨을지..
    그런데 그 가방 갖고가신 분은 대체 뭐였을까요?
    순순히 돌려주신 것도 이상하고...

    • BlogIcon 슬_ 2017.10.14 00:23 신고

      그러게 유실물이 있다는 걸 어떻게 알고 그걸 또 가져갔는지... 그리고 왜 그냥 돌려줬는지... 미스테리로 남아있습니다.
      가족들은 좀 찝찝한 추리를 하기도 했어요...^^;;;

  • BlogIcon peterjun 2017.10.12 00:52 신고

    엥~~~ 자기거라고 가져간 사람 뭐죠? ㅋ
    좀 어이없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한 적이 있어요.
    카메라...;;
    당시 그 기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찾아서 다행입니다. ^^

    • BlogIcon 슬_ 2017.10.14 00:34 신고

      좀 이상하긴 하죠? ㅋㅋㅋㅋ
      피터준님의 잊혀진 기억을 되살려드렸네요ㅋㅋㅋㅋ 전혀 좋은 기억이 아니지만요ㅠㅠ
      정말 찾아서 다행이에요.

  •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7.10.12 08:53 신고

    정말 괴로우실뻔 했는데 다행이십니다
    요즘은 생각외로 양심적이고 착하시고 시스템이 잘 되어 있는것 같더라고요
    와이프가 어디 멀리 다녀 오면서 고속버스에 모자를 두고 내렸는데 ( 제 모자 )
    찾지 말자 하는걸 제가 몇군데 확인을 해서 찾은적이 있습니다
    (그것도 퀵으로 받았습니다 ㅋ )
    좋은 경험 하셨습니다^^

    • BlogIcon 슬_ 2017.10.14 00:35 신고

      아이고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이 일을 계기로 유실물 검색을 해보았는데, 습득물이 경찰서에 맡겨진 경우에는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전산망이 잘 되어 있더라구요. (LOST112)
      버스에서 잃어버린 건 전산망 시스템이 잘 안되어 있지만요 ㅎㅎ
      새로운 걸 배웠네요 ^^

  • BlogIcon 밓쿠티 2017.10.12 12:42 신고

    진짜 다행이에요ㅠㅠㅠㅠ많이 놀라셨겠어요ㅠㅠㅠㅠㅠㅠ중간에 본인 물건이라고 거짓말한 사람 천벌 받을거에요!!!

    • BlogIcon 슬_ 2017.10.14 00:36 신고

      그게 정말 나쁜 마음으로 그랬던 건지, 실수인지 모르겠지만...
      말로 전해 듣는데도 아찔하더라구요*_*;;;

  • BlogIcon 좀좀이 2017.10.13 11:26 신고

    카메라 찾으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진짜 아찔하셨겠어요. 그 9일동안의 사진을 잃어버리셨다면...정말 눈물나왔을 거 같아요. 군말 없이 돌려주고 사진도 다 멀쩡히 있었다면 왠지 그사람도 자기 거라 착각하고 들고갔던 거 같아요. ㅎㅎ 진짜 아직 세상은 따뜻하군요. 날씨는 차가운데요 ^^

    • BlogIcon 슬_ 2017.10.14 00:37 신고

      진짜 심장이 쿵 떨어지며 진자 운동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쵸? 아직 세상은 따뜻한 거겠죠? ㅠㅠ 왜 본인 가방이 아닌 걸 가져가셨는지는 모르겠지만요ㅋㅋ
      좀좀이님 감기조심하세요 ㅎㅎ

  • BlogIcon 청춘일기 2017.10.14 00:55 신고

    우와! 이런일을 겪으셨다니@_@ 그래도 정말정말 다행이네요 제가 다 가슴이 철렁.
    저도 가끔 카메라 잃어버리는 꿈을 꾸곤 합니다-_-;;
    근데 저도 카메라 가격보다 그 안의 사진이 먼저 생각나더라구요 ㅎㅎ

    • BlogIcon 슬_ 2017.10.15 10:55 신고

      카메라는 눈물을 머금고 또 사면 되지만... 사진은 살 수 없으니까요ㅠㅠㅠ
      정말 깜짝 놀랐어요 엉엉

  • BlogIcon lifephobia 2017.10.14 01:33 신고

    아아, 진짜 아찔한 경험을 하셨네요. ㄷㄷ
    그래도 찾게되어 정말 다행입니다.
    못 찾는 일이 거의 대부분인데, 아직 세상이 따뜻하군요!
    자기 거라고 가져간 이상한 사람만 빼구요. ㅋ

    • BlogIcon 슬_ 2017.10.15 10:58 신고

      카메라라서 절대 못찾을 줄 알았거든요.
      자기 전까지 계속 찾을 수 있을까? 누가 가져갔겠지? 아니야 혹시 몰라 이러면서ㅋㅋㅋ 엄청 고민했어요ㅠㅠ
      통화를 했을 때 있다고 확답받고 다음 날 간 거라서, 만약에 없어졌다면 경찰 신고 했을지도 몰라요...ㅋㅋㅋ

  • BlogIcon Normal One 2017.10.14 12:09 신고

    어휴... 정말 천만다행이네요 ㅜㅜ 특히 사진이 담겨져있어서 더욱 큰일날 뻔 하셨어요. 그 며칠간의 추억이 한 순간에 날아가는 거니까요...ㅜㅜ

    • BlogIcon 슬_ 2017.10.15 11:01 신고

      정말 여행은 사진이 남는 건데 말이예요ㅠㅠㅠㅠㅠㅠㅠㅠ
      돈 쓰고 추억 잃고 올뻔 ㅠㅠㅠㅠㅠ

  • BlogIcon 애리놀다~♡ 2017.10.14 14:18 신고

    진짜 엄청 놀라셨겠어요. 카메라가 없다는 걸 안 순간 진짜 머리가 하얗게 그리 되었을 것 같아요.
    역시... 한국은 발달한 문명국이란 사실. 분실물을 잘 보관해 주시고. 버스회사 모든 분들 멋지세요.
    슬님이 운이 좋으신 것도 있구요. ^^
    그런데 갑자기 셜록을 뜨게 하는 이상한 한 사람. 자기 거라고 가져갔다가 다시 돌려 주고. 이상한 인물이네요. ㅡ.ㅡ;;

    • BlogIcon 슬_ 2017.10.15 11:02 신고

      셜록이 뜨게 하는 인물ㅋㅋㅋㅋ 그 말씀이 딱 맞는 거 같아요.
      저 얘기 하자마자 가족들이 갑자기 추리를 시작했거든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운이 좋다고 믿는 건 여기까지만 하고 앞으로는 더 소중히 다루려고요ㅠㅠㅠ

  • BlogIcon liontamer 2017.10.15 00:16 신고

    우와아 카메라 찾아서 정말정말 너무 다행이에요 착한 분들 다 복받으시기를!

    • BlogIcon 슬_ 2017.10.15 11:03 신고

      정말 심장이 떨어졌다가 다시 붙었는데 너무너무 다행이었어요ㅠㅠㅠㅠ
      모든 양심시민들이 행복해지셨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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