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후쿠오카 #4 원래 이렇게 작아? 텐진 파르코 미트랜드 규카츠


지난글 : 2017/08/29 - [발자취 足跡/일본 日本] - 한여름의 후쿠오카 #3 요시즈카 역에 위치한 레지던스 호텔 하카타 5



숙소에 짐을 두고 우리는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시간은 대략 오후 8시. 지하철 1일권을 이용해야 했으므로 다시 도보로 마이다시큐다이뵤인마에 역에 가서 지하철을 기다렸다. 일요일 오후 8시 이후에는 하코자키 라인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족히 15분은 기다렸으니까. 다행인건 지하철 안에 냉방룸이 있어서 에어컨 바람을 쬐며 기다릴 수 있었다는 것. 여름의 후쿠오카는 너무 습하다...


사실 원래 계획은 첫날부터 캐널시티 하카타의 라멘을 먹는 거였는데, 늦어질 것 같아서 영업시간이 오후 11시까지인 미트랜드 규카츠를 먹기로 했다. 일단 후쿠오카에서 유명한 음식! 이라고 많이 들어봤던 게 키와미야 햄버그랑 미트랜드 규카츠였기 때문이다. 아직 본토 규카츠를 먹어보지 못한 다른 일행에게도 맛보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하철을 이용해서 텐진 역에서 하차한 후, 파르코 지하상가를 가야 하는데 파르코 상가 영업시간이 끝나서 직통 통로가 잠겨 있어서 당황했다. 하는 수 없이 지상으로 나와서 바깥에 있는 통로를 이용해 지하 1층에 위치한 식당가인 오이치카로 들어가게 되었다.


오이치카에 진입하자마자 곳곳에 맛있는 냄새가 많이 나서 고통스러웠다. 앞장 서서 미트랜드 규카츠를 찾고 있는데, 어떤 가게에 줄이 끝도 없이 늘어져 있었다. 일행이 여기네! 라고 말했다. 나는 아니라고 말했지만, 딱 봐도 여기란다. 아니야. 일본어 모르면 조용히 해. (아마 텐진 파르코 점 키와미야 함바그였던 듯 싶다)




줄줄이 사람. 가게 자체가 좀 작은 편인데다가 대기석이 많지 않아서 불편했다.



기다리는 게 대략 30분이 지나자 투덜거리는 일행들이 생겨났다. 배가 고픈데 왜 이렇게 기다려야 하냐, 어떤 일행은 그냥 닥치고 기다려라, 우왕좌왕하는 거 싫다 등등. 그 와중에 안쪽 좌석을 들여다본 일행들이 양이 왜 이렇게 적냐는 질문을 해댔다. 나는 해탈한 상태로 가게 외관 사진을 찍으러 갔다.




마스코트인 소와 돼지, 닭이 유원지 느낌으로 미트랜드를 꾸며주고 있다.

마스코트처럼 통통한 녀석들이 나왔으면 좋았을텐데...




가게로 들어가는 입구 쪽에 계산대가 있는데, 사장 아저씨인지 점장 아저씨인지 알 수 없는 어떤 분이 쉰 목소리로 계속 "오늘도 내일도 행복하세요!" 라며 손님을 배웅하고 있었다. 시끄러웠다




이상하게도 가게 안에 비어있는 곳이 많았는데도 자리 회전이 빠르지 않았다. 식탁 위에 다른 이가 먹고 난 흔적이 그대로 있는데 그 상태로 5-10분 동안 방치하고 있는 것을 몇 번이나 보았다. 왜 그랬을까?




"몇 명이세요?" "12명이요." 라고 하니 직원이 놀랐다. 사장은 좋겠지만 직원은 달갑지 않겠지. 어쨌든 메뉴를 골라야 하는데, 다인원이다보니 메뉴 설명하는 것도 힘들어서 그냥 다 똑같은 거 먹으라고 했다. 함박스테이크가 인기가 많아보였지만 우리는 그냥 규카츠로 통일. 함박 스테이크는 키와미야 가서 먹을 거니까...

원래 가격은 1300엔이지만 오후 5시 이후라 1400엔이다. 밥과 국은 무료로 리필이 가능하다.




더워 죽겠으니까 음료수도 한잔씩 시켰다. (400엔)

맛은 그럭 저럭. 망고는 괜찮다더라.




테이블에 앉고서도 10분 정도 기다린 후에야 규카츠가 나왔다.

당시에는 직원이 좀 놀고 있는 것처럼 보여서 왜 이렇게 오래 걸리지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아마 저 철판을 달구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던 거 같다.




초점이 나갔지만 사진이 이것뿐ㅠㅠ (얼마나 배가 고팠는지 보여주는 반증)

철판그릇의 직경은 나무젓가락보다 살짝 작다.



기다리면서 다른 손님들의 음식을 힐끗힐끗 봤기에 이미 알고 있긴 했지만, 사이즈가 너무 작았다. 위 사진에 보이는 국그릇보다 적은 양이다. 내가 일본에서 규카츠를 많이 먹어본 건 아니라도, 1400엔에 이만한 사이즈는 조금 아닌 것 같다. 유명세 값인가? SNS에 글을 태그해서 올리면 100엔 할인도 해준다는데, 그래서 실제 맛보다 더 유명한걸까? 어쩐지 손님들도 현지인보다는 한국인이 많았다는 느낌이다.




위 사진처럼 철판 위에 고기를 원하는 만큼 구워 먹으면 된다.

사진을 너무 오래 찍으면 철판이 식어버리니 주의.



그럼 가장 중요한 맛은? 나쁘지 않았다. 규카츠 자체에 시즈닝이 살짝 들어가 있어서 짭잘한 맛이다. 별도로 소스를 찍지 않아도 괜찮은 정도의 간. 고기 질도 좋았다. 축축 늘어지지 않고 신선한 맛. 하지만 그럼 뭐해? 양이 너무 적다. 배가 고픈 사람나같은 사람에게는 애피타이저로 느껴질 양이다. (하지만 어떤 이는 즐겁게, 맛있게 먹고 있어서 순간 내가 대식가가 된 기분을 느꼈다...) 유명세에 비해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해서 아쉬웠던 방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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